정신건강

정신질환 치료의 역사와 약물치료, 지역사회 정신보건 운동

해피SJ 2023. 7. 16. 10:23
728x90
반응형

정신질환은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생긴 질환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정신질환은 원시시대부터 있었던 병이라는 것이 다양한 역사적 증거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원시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정신질환은 늘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치료가 시작된 것은 최근 일이라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정신질환에 대한 관점과 그 관점에 따른 치료가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정신질환 치료 역사

1) 원시 시대

원시 시대는 정신질환에 대한 원인이 외부로부터 온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초자연적인 힘이란 신이나 악령, 귀신 등에 의해 병이 생겼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굿을 하거나, 주술적인 주문을 외우거나, 부적을 쓰고, 귀신을 쫓는 등으로 치료를 했습니다. 21세기를 사는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도 복숭아 나뭇가지로 환자를 때리거나, 부적을 써서 지갑에 넣고 다니거나, 무속인에 의해 굿을 하는 것 등이 원시 시대의 치료에 속합니다.

2) 고대 그리스-로마시대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과학적으로 정신질환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시작됩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헤로필루스, 갈렌 등 유명한 철학자나 과학자들이 활동하던 시기입니다. 이 때는 뇌에 어떤 문제로 정신질환이 발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로마가 멸망하지 않았다면 정신질환에 대한 엄청난 과학적 발전이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역사는 다시 후퇴를 하여 중세 시대로 접어들게 됩니다.

3) 중세 시대

중세 시대에는 모든 것을 종교적으로 해석하려고 했습니다. 정신질환이 초자연적인 힘이나 악령이 원인이라는 원시 개념이 다시 성행합니다. 그래서 환자를 연기에 그을리고, 족쇄에 채우고, 매질을 하고, 굶김으로써 마귀를 쫓으려고 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을 마녀와 동일시해 화형을 하기도 했던 아주 암울한 시대였습니다.

4) 르네상스시대

중세시대는 모든 것이 인간 위에 신이 있었던 시대입니다. 르네상스시대는 신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생각이 전환되는 시대입니다. 다시 정신질환을 과학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영국에서 구빈원을 만들어 정신질환자와 일반 부랑자들을 함께 수용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환자들이 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빈민법을 제정해 지역사회에 거주하던 정신질환자를 돌봐야 하는 책임이 정부에 주어졌습니다. 증상이 경미한 환자는 요양원에 수용되었고, 난폭한 환자들은 보호자들이 집에 감금하거나 때리거나 감독에 가두어 치료하였습니다. 여전히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은 완전하게 병으로 인식하지 못하였고 정부의 지원은 미비했습니다.

5) 17, 18세기

17세기에 들어서면서 유럽에서는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수용소를 설립하였습니다. 이곳에 수용된 사람들은 대부분 정신질환자, 극빈자, 죄수 등이었고, 쇠사슬로 묶어 두었습니다. 18세기에는 프랑스 혁명과 계몽철학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정신의학은 정신질환에 대한 종교적 영향과 전통적 믿음에서 드디어 벗어나 독립된 학문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18세기에는 정신질환자 수용소에 갇혀 있던 환자를 인도주의적으로 처우해야 한다는 운동이 시작됩니다. 그 서문을 연 사람이 피넬이며, 환자들의 족쇄를 풀어주고, 처벌 대신 햇빛과, 신선한 공기, 깨끗한 환경, 작업치료와 산책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피넬이 주장했던 이 치료방법들은 오늘날 정신과에서도 사용하는 치료방법입니다.

조현병약

6) 19, 20세기

19세기에는 전반적인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모든 질병의 연구에 있어 임상적, 병리학적 방법이 적용되었습니다. 크레펠린은 정신질환의 원인, 발병기전, 병리, 임상증상, 경과 및 예후별로 기술하여 정신의학의 체계와 질서를 가져왔습니다.

샤르코에 의해 최면술이 개발되고,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의 선두주자가 되었습니다. 블로일러, , 아들러 , 랭크 등에 의해 역동정신의학의 발전에 날개를 달게 되었습니다.

2.  새로운 치료의 시대

1) 약물치료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를 생물학적으로 치료하고자 시도합니다. 사켈은 인슐린 충격 치료를 사용하였고, 메두나는 메트라졸 경련 치료를 개발하였습니다. 세를레티와 비니는 전기경련 치료를 도입하여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능가하는 혁신이 일어납니다. 1953년 클로르프로마진이라는 약물이 정신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드디어 정신과에도 희망이 생기게 됩니다. 조현병이 도파민 과잉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많은 약물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약물치료를 시작하자 많은 조현병 환자들이 환각이나 망상이 개선되면서 정신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20년, 30년씩 장기간 입원해 있던 환자들이 드디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됩니다. 그렇지만 처음 개발된 약물들은 부작용이 아주 심각했습니다. 입이 마르거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손이 떨리고, 안구가 위로 올라가거나, 목이 돌아가는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이 부작용은 환자들이 약을 계속해서 먹는데 방해요인이 됩니다.

 

오늘날은 처음 개발된 약물의 부작용을 개선하여 부작용은 최소화시키고 효과는 최대화시킨 약물들이 많아 약물 순응도가 훨씬 좋아졌습니다.

2) 지역사회 정신보건운동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에서는 종군 군인들이 전쟁 후 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있었고, 이를 국가적으로 관심을 가지면서 1946년에 정신보건법이 제정되었습니다. 그 후 약물치료로 증상이 개선된 환자들을 퇴원시켜 집에서 돌볼 수 있도록 하는데 엄청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탈원화 운동이라고 하는데, 병원에 입원 된 환자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운동입니다. 정신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간 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잘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 정신보건센터가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는데 같은 맥락에서 만들어진 기관입니다.

3) 한국의 역사

한국에서는 서양의학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한의학과 비과학적 민간요법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굿, 경 읽기, 안수기도 등의 민간요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정신질환 치료와 관련된 한국의 역사는 향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1995년 12월31일에 정신보건법이 제정되었으며 1997년부터 현재까지 여러 차례 개정되었습니다. 이 법에 의해 각 지역에는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생겼고, 정신보건전문요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정신과 환자들을 사례관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건강한 시민들은 더욱 건강하게 정신건강을 증진시키고, 정신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조기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살예방사업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사업도 진행하고 있답니다.

3.  마무리

우리나라는 정신과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심각합니다. 그래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꺼려 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환자들의 가족들은 정신과 치료를 하자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힘들어 합니다. 그 말 한마디로 환자나 가족 간의 갈등이 골이 깊어집니다. 하지만 이것이 두려워 방치하다 보면 향후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 닥치게 됩니다. 혼자 고민하는 게 힘들다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정신건강복지센터를 검색해서 상담을 하면 됩니다. 정신질환이 입원을 할 정도인지, 입원을 해야 한다면 어느 병원으로 입원해야 하는지, 어떤 치료가 이루어지는지 등등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정신질환을 방치하지 말고 지금 당장 치료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빨리 치료하면 치료기간도 훨씬 짧아지고,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시기도 훨씬 줄어들 게 됩니다. 여러분의 정신건강을 응원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