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제가 병원에서 환자교육이나 가족교육을 하거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건강교육을 할 때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현병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잘못 알고 계신 정보들에 대해서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1. 조현병은 드문 병이다.
조현병은 드문 병이 아닙니다. 조현병의 평생 유병률은 1%여서 100명이 모여 있다면 그중 1명은 평생 한 번은 조현병을 앓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누구라도 앓을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조현병은 유전질환이다.
조현병은 유전적인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도 부모님이 앓았다면 자녀가 그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은 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조현병을 유전병이라고 하지 않고 유전적인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모든 정신과 질환이 다 유전되는 것도 아닙니다.
3. 조현병은 마음의 충격이나 스트레스로 발생한다.
조현병은 생물학적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 사회문화적 요인 등등이 서로 상호작용하여 발병하게 됩니다. 무조건 마음의 충격을 받는다고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조현병이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취약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조현병 환자는 스트레스 관리를 잘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스스로 스트레슬 다루는 능력이 저하되는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지지적인 환경이 중요합니다.
4. 조현병은 가난하면 잘 걸린다.
많은 연구를 통해 결과론적으로는 조현병과 가난은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인 경우 조기 발견이 어렵거나 치료적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5. 조현병은 불치병이다.
그렇지 않습니다. 조현병은 치료가 가능합니다. 다른 질환에 비해 치료기간이 평균적으로 길고, 또 완치된 환자는 자신이 조현병을 앓았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우리가 만나기는 힘이 듭니다. 하지만 분명히 조현병도 완치가 되어서 사회생활에 잘 적응하는 환자들이 20~25% 정도 된다고 합니다.
6. 조현병은 정신이 분열되고 사람이 변하고 항상 제정신이 아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질환을 앓고 있는 동안에도 자신의 평소 성격을 그대로 지니고 있습니다. 단지 증상이 심할 때는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생각이나 감정을 갖고 있고, 또 외부자극을 왜곡해서 해석하고 느낄 뿐입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약물복용을 꾸준하게 잘한다면 증상이 감소하게 됩니다.
7. 조현병은 위험하고 난폭하다.
그렇지 않습니다. 환자들은 불안하고 위축되어 있고 수동적이며 소심합니다. 그래서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는 극히 드묾니다. 간혹 티브이에서 만나게 되는 조현병 환자 이야기는 약물복용을 하지 않았거나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를 다루기 때문입니다. 약물과 증상관리를 잘하는 조현병 환자는 위험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이 사람들을 더 두려워합니다.
8. 조현병을 치료하는 약물은 위험하고 중독을 일으킨다.
조현병을 치료하는 약물은 중독성이 없습니다. 오히려 불안장애나 불면증에 쓰이는 약들이 내성이 생겨 중독이 됩니다. 또한 조현병 약은 안전성이 매우 높습니다. 처음 약을 복용하게 되면 다소 진정되는 효과는 있는데 주간에 졸림을 호소하므로 독한 약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약에 적응이 되면 졸림 현상도 줄어들고 일상생활하는데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조현병 환자에 대한 오해를 하나 하나 풀어보았습니다. 잘못 알고 있는 지식은 독약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이라도 올바르게 정보를 파악하여 조현병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조현병은 빨리 발견해서 치료할수록 완치율이 높아지고 치료기간도 짧아지며 약물복용량도 감소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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